中 일대일로 탈퇴설에 "협정 연장 여부 검토 중"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흑해 곡물 협정이 중단될 경우 아프리카 이주민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야니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일간지 '일 메사제로'와 인터뷰에서 "흑해 곡물 협정 중단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라며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식량 위기가 발생할 것이며, 수단 분쟁과 더불어 대규모 아프리카 이주민 사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흑해 곡물 협정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흑해 항로로 수출할 수 있도록 지난해 7월 22일 체결된 협정이다.
4개월(120일) 기한으로 체결된 협정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3월 두 번째로 연장됐으나, 러시아는 연장 기한이 60일로 오는 18일 종료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애초 정한 기한대로 120일간 협정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엔, 튀르키예 등 4개 협정 당사자는 오는 18일을 앞두고 협정 연장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타야니 장관은 지난 13일 전쟁 이후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흑해 곡물 협정 연장 여부가 이탈리아의 근본적인 관심사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타야니 장관은 아울러 "우리는 튀르키예의 중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서 탈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협정을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경쟁자 중 하나"라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원하지만, 규칙은 모두에게 동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정권의 해외 영향력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아프리카까지 육로(一帶)와 해로(一路)로 잇는 사업이다.
이탈리아는 2019년 3월 G7(주요 7국)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 협정을 맺었으나 최근 탈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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