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통합해야…국경 통제 요구 인종차별주의 아니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이 이민자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자신의 궁극적인 열망은 순 이민 규모를 10만명 이하로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해 유입 인구가 유출에 비해 70만명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가 전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미국의 우파 싱크탱크가 주최한 전국 보수주의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스스로 하는 걸 잊어선 안 된다"며 "트럭 운전사, 과일 농장 직원, 도살장 직원을 훈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국경을 통제하고 싶다는 말은 인종차별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규모, 급속도 이민은 주택 공급, 서비스, 공동체 관계 등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외국인 혐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렉시트로 저숙련 해외 인력에 덜 의존하는 고숙련, 고임금 경제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민자들을 통합해야 하며, 다문화주의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합법적인 경로로 들어와서 영어를 배우고 영국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영국의 국민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내무부 장관으로, 보수당 우파 포퓰리스트의 기수로 여겨진다.
이민자의 자손으로, 그의 부모는 1960년대 케냐와 모리셔스에서 이주해온 인도계다.
브레이버먼 장관이 연설을 시작할 때 과격 환경단체인 '멸종 반란' 회원 2명이 시위를 벌이다가 퇴장당했다.
'멸종 반란'은 "고위급 정치인들의 수사가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브레이버먼 장관의 정책을 파시스트 이론에 빗댔다.
야당인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예비내각 내무부 장관은 브레이버먼 장관의 연설에 관해 보수당 대표직을 노리고 오디션을 보는 중이라고 비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보수당 내각이 이민 정책을 두고 분열돼있다고 전했다.
한쪽에선 경제 성장을 위해 비자 규정을 느슨하게 풀려고 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코로나19 이후 유럽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일손 부족으로 큰 애로를 겪고 있다.
한편으론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을 막는 것이 리시 수낵 총리의 핵심 과제인데 이를 둘러싸고도 갈등이 심하다.
이들을 르완다로 보내거나 바다 위 바지선에 수용하는 방안에 관해선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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