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후보 접수마감일에 하필' 당황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KT[030200]는 16일 검찰의 압수수색에 예고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간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온 만큼 광화문 사옥 및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리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KT 내부에서는 이날 압수수색 장소가 광화문 사옥을 비롯해 계열사와 협력 업체 등 10여 곳에 달할 만큼 전방위로 이뤄진 점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은 KT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자 신청 접수를 마감하는 날이어서 일각에서는 "왜 하필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KT는 여권 등에서 지적해온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일환으로 이날 오후 1시까지 접수한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를 접수할 계획이다. KT는 이렇게 접수한 주주 추천 후보에 외부 전문 기관이 추천한 후보를 더해 사외이사 후보자 군을 구성한 뒤 심사를 통해 이사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KT는 이번 압수수색과 사외이사 후보 주주 추천은 무관한 만큼 접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는 계열사의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구현모 전 대표이사 시절 KT가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 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의혹의 골자다.
이에 대해 KT는 지난 3월 이례적으로 보도 참고 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KT는 "사옥 시설 관리와 미화, 경비 보안 등 건물 관리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KT텔레캅의 관리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면서 "KT텔레캅은 정당한 평가에 따라 물량을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은 쉬 가라앉지 않았고, 급기야 시민 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구 전 대표 등 KT의 전직 임원들이 일감을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고자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한 뒤 참고인 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검찰과 더불어 공정위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지난해 12월 서울 구로구에 있는 KT텔레캅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차기 대표이사에 도전했던 구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포기했고, 이어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한 윤경림 전 사장마저 정기 주주 총회를 앞두고 낙마하면서 KT는 '수장 공백' 상태를 맞게 됐다.
현재 KT는 정관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대행을 맡아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 34분 현재 KT 주가는 전장보다 2.81% 내린 3만1천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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