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선수 그린 작품…"벽 통째로 떼어내 옮겨 전시"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훼손된 건물에 남아있던 유명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벽화가 해체돼 안전한 곳으로 이전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이르핀의 올렉산드르 마르쿠스힌 시장은 "파괴된 9층 건물에서 뱅크시의 벽화를 해체했다"고 밝혔다.
해당 벽화는 한 리듬체조 선수가 리본을 흔드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뒤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뱅크시가 남긴 여러 벽화 중 하나다.
이르핀 당국은 벽화가 그려진 벽 일부를 통째로 떼어낸 뒤 이를 이르핀 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전시했다. 벽화는 훼손 방지를 위해 금속 프레임 안에 보관됐다.
이르핀 관계자는 "미래 세대가 이를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닌 사회적, 정치적 시사점을 담은 작품으로 볼 수 있도록 벽화의 많은 부분을 보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추후 해당 벽화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최초의 현대미술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르쿠스힌 시장은 "우리는 이 뱅크시 벽화가 중심이 되는 현대미술 광장을 만들고 싶다"면서 "주위에 3미터 높이의 대형 콘크리트 울타리를 세우고 뱅크시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유럽 예술가들을 유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시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곳곳에 물구나무를 선 체조선수, 목욕하는 노인, 방독면을 쓰고 목욕 가운을 입은 여성이 소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 등을 그린 벽화 여러 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어린 소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닮은 남성과의 유도 대련에서 그를 바닥에 패대기치는 모습을 담은 벽화는 우크라이나에서 우표로 발행되기도 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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