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확진 10건으로 늘어…발생 더 늘 수도
정부 "구제역 발생지 '청주·증평'으로 제한이 1차 목표"
(세종=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4년여만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제역 발생이 보고된 지난 10일 이후 일주일간 확진 사례는 총 10건으로 늘었다.
처음 발생이 확인된 충북 청주시뿐 아니라 인근 증평군 소재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나왔고, 감염 축종도 소에서 염소까지 확대되며 발생 지역과 축종 범위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4년 4개월 만에 국내 한우농장 2곳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다.
이후 확진 농장이 추가되며 12일 총 5건, 15일 총 7건, 전날 총 10건 등으로 점차 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는 청주에서만 구제역이 확인됐으나, 14일에는 증평의 한 농가에서도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방역 당국은 지금까지 역학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주에서 증평으로 구제역이 번졌다기보다는 청주와 증평 사례가 비슷한 시기에 별개로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에는 한우농장에 이어 염소농장에서도 구제역 발생이 확인돼 방역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염소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11년 1월 이후 12년 만이다.
소, 염소뿐 아니라 돼지, 양,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청주의 경우 방역대 안에 축산농장이 237곳, 증평의 경우 농장 179곳이 몰려 있어 추가 확진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구제역은 감염된 동물과 직접 접촉해 전파되기도 하지만, 감염된 동물과 접촉했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지역을 출입한 사람과 차량 등을 통해 확산하기도 한다.
감염된 동물은 증상을 보이기 전에도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시작해 구제역을 전파할 수도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구제역은 육지에서 50㎞, 바다에서는 250㎞까지 전파됐다는 보고가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는 확산해있을 것으로 본다"며 "(구제역 발생을) 청주, 증평 내로 제한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전국 우제류 농가에 대해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소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체의 5% 정도인 약 10만 마리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런 개체를 중심으로 구제역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내린 조치다.
또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해 오는 30일까지는 청주, 증평뿐 아니라 대전, 세종 등 인접 7개 시군에서도 소 반입과 반출을 막는 등 방역을 강화한다.
일각에서는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축산물 가격이 들썩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구제역이 확산해 살처분되는 가축 수가 늘면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현재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위험은 낮다고 평가하며, 이에 따라 축산물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차관은 관련 질의에 "추가 접종을 하고 (항체가 형성되는) 2주 동안 어느 정도 확산하느냐가 문제이긴 하지만 2010년, 2011년처럼 대규모로 살처분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백신 접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살처분이 공급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 많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일 이후 살처분한 소는 약 1천100마리로, 전체 사육 두수의 0.03% 수준이다.
다만 구제역 방역 조치로 인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 등이 내려지며 현재 소고기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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