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숭숭' 美백악관 안보수장 자택…경호국 전면조사 착수

입력 2023-05-17 10:13  

'구멍 숭숭' 美백악관 안보수장 자택…경호국 전면조사 착수
취객 침입, 설리번 보좌관 맞닥뜨려…'24시간 경호' 요원들 눈치 못채
"프로토콜 벗어난 경우 책임 물을 것"…'예산부족'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자택에 신원미상의 남성이 침입했으나 집 밖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비밀경호국(SS)이 비상에 걸렸다.
워싱턴포스트(WP) 16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4월 말 새벽 3시께 한 남성이 워싱턴DC 웨스트엔드 인근 설리번 보좌관의 자택에 아무런 저지 없이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침입한 남성을 마주친 설리번은 그에게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남성이 떠난 뒤 바깥으로 나와 경호 요원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당시 자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백악관 주요 인사를 경호하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배치돼 있었다. 설리번 보좌관을 24시간 지켜야 하는 이들이 누군가 그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왔다가 나갈 때까지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상황을 보고받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술에 만취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헷갈리는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설리번 보좌관을 알고 있거나 그를 해치려 했던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비밀경호국은 이번 보안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련해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호국 대변인 앤서니 굴리엘미는 "경호 대상이 다치진 않았지만, 이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발생한 일의 모든 측면을 검토하기 위한 전면적인 임무 보증 조사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안 프로토콜(절차·규칙)을 벗어난 어떠한 행동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러한 행위가 발견되면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호국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설리번 보좌관과 그의 자택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예비 보안 조치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비밀경호국이 2021년 국가안보보좌관 관련 보안을 한층 강화한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백악관과 국가안보실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호국은 과거 국가안보보좌관의 워싱턴 이외 지역 활동에만 경호 서비스를 지원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란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암살 계획을 밝혀낸 이후 상시 경호 체계로 변경했다.
특히 미국은 작년 10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한 괴한이 침입해 그의 남편 폴 펠로시를 폭행한 사건으로 한 차례 고초를 겪은 바 있다.
하원의장은 비밀경호국이 아닌 의회 경찰이 보호하고 있는데, 당시 보안 카메라를 통해 침입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음에도 상황실에서 이를 포착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WP는 비밀경호국의 경호 대상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이를 감당할 정도의 예산이 배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1년 9·11 테러 직전만 해도 비밀경호국의 경호 대상은 18명에 불과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집권 시점 기준 27명으로 늘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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