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이 접견 먼저 요청해 직접 전달…"한-네덜란드 관계 격상 입증"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이임을 앞둔 한국 대사에게 최고등급 훈장을 깜짝 수여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7일(현지시간)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정연두 대사는 지난 11일 이임을 앞두고 국왕을 예방한 자리에서 '오라녜-나사우 기사단 대십자' 훈장을 받았다.
오라녜-나사우는 네덜란드 국왕이 네덜란드 국가 및 사회에 탁월한 공로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기사단 대십자는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이다.
그간 한국인에게 수여된 사례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 등 일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는 재임 기간 한-네덜란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및 교역 확대 등 실질 협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네덜란드 왕실은 정 대사측에 이임 예방을 먼저 요청했고, 국왕이 훈장을 수여하는 당일까지 대사관에 사전에 전혀 귀띔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사관 관계자는 "정 대사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일이면서, 한-네덜란드 관계가 얼마나 밀착됐는지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대사 부임 초기인 2019년 당시 84억 달러 규모였던 한-네덜란드 교역액은 지난해 160억 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오히려 두 배가량 성장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중 한국에 대한 누적 직접 투자가 가장 많고, 양국 교역액은 독일에 이어 EU 내 두 번째인 나라이기도 하다.
아울러 양국은 작년 11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2016년 '포괄적·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수립 6년 만에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정 대사는 오는 18일 이임하며, 신임 대사 부임 전까지는 안혜정 공사가 대사 대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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