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보도…"설리번, 무함마드 왕세자 만나 논의"
큰틀 급진전 기대…성사시 바이든에 대선 앞 '외교대박'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평화협정의 연내 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주 사우디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이스라엘과의 수교 문제 등을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자리에서 점진적인 진전보다는 군사 지원 강화와 같은 당근이 포함된 큰 틀의 진전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평화협정이 수개월 내에 체결된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큰 외교성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 후 이란의 앙숙인 사우디와 외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악시오스는 설리번과 빈살만 회동 이후 백악관 브렛 맥거크 백악관 중동 담당 조정관과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에너지 안보 담당 선임고문이 예루살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사우디를 방문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이라면 공화당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면서 빈살만 왕세자에게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설득했다고 악시오스는 소개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 내 사우디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를 중재할 수만 있다면 그동안 껄끄러웠던 사우디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 입장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것이 미국 정치권으로부터 초당적 지지와 함께 군사 등의 분야에서 지원을 받아내기에 훨씬 쉬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군사와 핵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수교 조건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정밀무기 금수조치 해제와 우라늄 농축 기술과 핵연료 기술 등 민간 핵 계획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사우디 핵 개발과 관련, 이스라엘은 사우디의 핵에너지 개발계획이 심각한 우려 대상이긴 하지만 핵무기 확산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여러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이스라엘에 요구할지 이스라엘 극우정권이 이를 받아들일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이스라엘과 수교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왔다.
이스라엘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아랍권 4개국과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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