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위정현 게임학회장 고소…장현국, 내일 여당 의원들 만나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원대 가상화폐 '위믹스' 보유 논란과 관련,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112040]가 'P2E(Play to Earn·게임으로 돈 벌기) 입법로비 의혹' 제기자를 고소하며 정면 대응을 택했다.
1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전날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을 서울경찰청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위 학회장은 지난 10일 학회 명의로 성명을 내고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무성했다"면서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위믹스 투자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2E 게임은 블록체인을 도입해 플레이하면 가상화폐나 대체불가토큰(NFT)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게임으로, 위믹스는 대표적인 P2E 코인이다.
위 학회장의 발언 직후 정치권과 게임 업계 안팎에서는 위메이드가 국내에서 영업이 금지된 P2E 게임의 규제 완화를 노리고 위믹스로 로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했다.
지난 10일 기준 5만2천원 선에서 거래되던 위메이드 주가는 위 교수의 성명 직후 하락을 거듭해 15일 4만2천원까지 20%가량 떨어졌고, 그 후 소폭 반등해 이날 4만5천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침묵을 지켜오던 위메이드는 정치권과 학회에서 제기된 '입법로비 의혹'이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행동에 나섰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지난 15일 장현국 공식 입장을 내고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위메이드는 전날 위 교수를 고소한 사실을 밝히면서 "민사소송 제기도 검토해 주주와 위믹스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익단체 게임산업협회 역시 발맞춰 입장을 내고, "8만여 명에 달하는 전체 게임업계 종사자를 폄훼하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위 교수를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업계의 공세에 이날 오전 입장을 내고 "대기업이 학술 단체를 고소하는 충격적인 사태를 접했다"며 위메이드와 게임산업협회를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P2E는 확률형 아이템과 더불어 게임산업의 양대 적폐이자 게임을 '청소년판 바다이야기'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한 길"이라고 주장하며 "위메이드는 P2E 합법화 로비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있었던 집요한 P2E 합법화 시도는 누가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오는 19일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를 현장 방문한다.
현장 방문에서 장현국 대표는 '진상조사단' 소속 여당 의원들을 만나 그간 제기된 의혹에 상세히 해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이드의 이런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진행 중인 검찰 수사는 '입법로비 의혹' 규명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업비트와 빗썸, 카카오[035720]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엑스 등을 압수수색하며 김 의원의 코인 대량 보유 경위와 매입 자금 출처 등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팀은 위믹스 투자자들이 장현국 대표를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고소한 사건도 최근 배당받았다.
검찰이 이틀여에 걸친 압수수색으로 김 의원의 거래명세를 확보한 데다, 위메이드 고소 사건까지 함께 들여다보게 된 만큼 다음 수순은 위메이드의 위믹스 지급 내지는 미공개 정보 제공 의혹 규명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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