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과기정통부 디지털 현장간담회서 지적
박윤규 2차관 "균형된 시각으로 AI 리터러시 높일 것"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미래를 위해 만들어 가야 할 디지털 권리장전을 논의하는 지금 이 자리에도 기성세대만 모여 있지 않습니까. 디지털 신질서야말로 미래를 끌어나갈 세대의 관점, 세계관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정부가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기본방향을 담아 오는 9월 발표할 예정인 '디지털 권리장전' 논의에 미래 세대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지털 소사이어티 경제융합문화위원회 위원인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8일 서울 중구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연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간담회 토론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보편적 인류에게 선택받은 디지털 문명으로 역사가 발전할 가능성을 전제해서 미래를 끌고 갈 MZ 세대의 관점을 반영한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샘 올트먼 오픈 AI CEO, 오스틴 러셀[217500] 루미나 창업자 등 10대 시절부터 디지털을 연구하고 창업에 도전한 이들이 시대를 선도하고 있지만, 한국의 사회 제도 아래에서는 10대가 천재적인 활동할 수 있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이 하버드, 뉴욕대 등 무료로 공개된 세계적인 대학 수업을 인터넷에서 듣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인맥을 맺어 활동한다는 인식이 형성되지 않은 사회에서 디지털 인재들이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갈 것도 두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소사이어티 기획위원회 위원인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최근 부각된 생성형 AI의 위험성 문제와 관련해 언론 등을 통해 도드라지는 우려보다 기술을 직접 다루는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제프리 힌턴이 구글 퇴사하면서 AI 개발을 후회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터뷰에서는 정작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구글에서 독립한 힌턴이 자신이 몸담은 다른 AI 기업에 전념한다는 목적이라는 해석도 많다"면서 힌턴의 발언으로 촉발된 생성 AI의 위협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소사이어티 기획위원회 위원인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AI에 대한 미국의 고민과 한국의 고민이 80∼90% 유사할 것으로 본다"며 "범용적인 부분은 함께 고민하고 한국이 처한 고유한 상황에 좀 더 집중해 디지털 신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AI 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신뢰할 수 있도록 균형된 시각과 개방적이고 긴 호흡을 갖고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디지털 현장 간담회가 열린 배재학당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중등 사립학교이자 재학생 토론 모임인 협성회가 운영된 장소로, 구한말 격변의 시기 사회가 지향할 방향에 대한 공론화가 활발히 이뤄졌던 역사적인 장소라는 의미에서 간담회 장소로 선택됐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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