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때 저전거길 기습해 8명 죽이며 '알라후 아크바르'
판사 "극악한 사건"…체포 뒤 병실에 IS 깃발 걸어달라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미국 뉴욕시에서 5년 전 핼러윈을 공포에 떨게 한 극단주의 테러범에게 복수의 종신형과 징역 260년의 중형을 동시에 선고받았다.
1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17일(현지시간) 살인과 테러 등 혐의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사이풀로 사이포프에게 10개의 종신형과 징역 260년형을 선고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민인 사이포프는 핼러윈데이이던 2017년 10월 31일 뉴욕시 허드슨강 주변 자전거길에서 픽업트럭을 고속으로 몰아 8명을 살해하고 1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재판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질지를 두고 관심이 쏠렸으나 배심원단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하려면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사형을 권고해야 한다.
대신 검찰은 총 10개의 종신형을 구형했다. 이 중 8개는 순차적으로, 2개는 동시에 복역하도록 했다. 다수를 살해한 중범죄를 저질렀음을 강조하면서 가석방으로 풀려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검찰은 나아가 테러 행위에 경고 메시지를 담아 징역 260년형을 추가로 구형했다.
버논 브로데릭 판사는 검찰의 구형대로 선고하고서 "그의 범죄는 내가 본 가장 극악한 사건에 속한다"라고 테러 범죄의 잔학성을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이포프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테러 때 외치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아랍어 문구를 범행 직후 외쳤다.
그는 체포된 뒤에는 자신의 범행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며 자신이 머물던 병실에 IS의 깃발을 게양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IS는 이라크, 시리아를 거점으로 삼아 이슬람 초기 신정국가를 참칭하며 서방 국가에 거주하는 극단주의 추종자들에게 자발적 테러를 선동한 바 있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은 판결 후 성명을 내고 "법무부는 미국 국민을 테러 위협으로부터 강력히 보호하고, 테러 공격을 저지른 이들이 범의 심판을 받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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