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추격·위험 수준 등에 의견차…해리 왕자측 책임론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해리 왕자 부부가 뉴욕에서 파파라치들로부터 2시간 넘게 재앙에 가까운 차 추격을 당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 시장·경찰, 당시 파파라치 사진사와 택시 운전사 등이 해리 왕자 부부의 발표와는 다른 증언을 내놓고 있고, 실제 무모하게 행동한 것은 해리 왕자 경호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 가디언, 텔레그래프지 등에 따르면 미국 유명 인사 사진 에이전시인 백그리드 USA는 전날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에 "프리랜서 사진사 4명으로부터 해리 왕자 부부의 사진을 받았다"며 "이들은 부부의 경호팀이 탄 SUV 4대 중 1대가 무모하게 행동하고 도로를 막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백그리드는 "사진사들은 고통이나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며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이 택시 안에서 웃고 있는 사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파파라치 운전사는 18일 영국 ITV 인터뷰에서 추격이 상당히 긴박했다면서도 그 책임을 해리 왕자 부부의 운전사에게 돌렸다.
그는 "그들의 운전기사가 재앙적 경험을 만들었다"며 "그들이 시속 80마일(129㎞)로 달렸다면 나는 아마 뒤에서 20마일(32㎞)로 쫓아가며 놓치지 않길 바라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 부부를 태운 택시의 운전기사 수크찬 싱은 BBC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 부부와 마클의 어머니 도리아 라글란드가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상황이 과장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 자동차 추격전 같지 않았고 사진사들은 거리를 유지했으며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뉴욕은 매우 안전한 곳이다. 경찰서가 있고 코너마다 경찰이 지킨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16일 밤 뉴욕의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파파라치들로부터 차 추격을 당했다고 전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당시 행사장을 나와 묵고 있던 친구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파파라치를 따돌리기 위해 이동했으며, 그 와중에 경찰서로 피신했다가 택시로 갈아타고 약 10분간 이동하기도 했다.
다이애나빈과 해리 왕자 등의 전 경호원은 부부의 현재 경호팀이 현장 상황을 잘 관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켄 와프는 ITV 뉴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지금 경호팀은 이런 정도 유명인을 맡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파라치 사진사들이 말을 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짜증이 날 수 있지만 누군가를 죽게 만들려고 온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그 지점에서 우리는 다소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경호 전문가도 "부부의 경호팀이 행사장을 나서며 뒷문을 이용하거나 미끼 차량을 쓰는 등 다르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줄리언 필립스 NYPD 대변인은 "해리 왕자 부부의 이동을 어렵게 한 사진사들이 있었다"면서도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고 이와 관련한 충돌, 소환, 부상, 체포 보고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뉴욕 경찰관 두 명도 사건이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재앙에 가까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경찰 두 명이 다칠 수도 있었다면서 무모한 추격전을 비판했지만, 2시간 고속 추격이 이뤄졌다는 점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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