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교장관 "대만의 WHO 등 국제기구 참여 지지"

입력 2023-05-19 10:47  

프랑스 외교장관 "대만의 WHO 등 국제기구 참여 지지"
제76차 세계보건총회 앞두고 발언…"대만 국가 인정은 아냐"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19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카트린 콜로나 외교부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가 '부가가치'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나 장관은 청문회에서 대만 방문 계획 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프랑스는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특정한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지지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대만 국제기구 참여 지지 발언은 오는 20∼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76차 세계보건총회(WHA)를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또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 없으며 방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콜로나 장관은 프랑스·대만 관계에 대해 "대만과 우리의 관계는 수준이 높고 오랫동안 이어져 왔으며, 경제·문화·의회 분야에서 지속해 발전하고 있지만, 외교적 관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지지하고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 특히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는 대만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포함해 국제법의 기본적 원칙들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사실상 '유럽의 일이 아니다'라고 규정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만 거리두기 발언'이 논란을 빚은 점을 의식한 듯, 프랑스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대만과 경제·산업·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콜로나 장관은 중국에 대해 "책임 있는 강대국에 걸맞은 행동을 채택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5∼7일 중국 방문을 마친 뒤 귀국길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 유럽인이 이 사안에서 졸개가 돼 미국의 장단과 중국의 과잉행동에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여러 상황 중에 최악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대만은 세계보건기구(WHO) 가입과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 참석을 원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WHA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올해 제76차 총회에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대만은 1948년에 창설된 WHO의 창립 회원국이었으나, 1971년 유엔총회 결의 제2758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WHO 회원국 지위도 상실했다.
이후 대만은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관계가 개선됐던 2009∼2016년 WHA 연례 회의에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과 함께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대만 독립 성향인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양안 관계가 악화하면서 시진핑 국가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지도부의 반대로 WHA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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