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F-16 지원 요구…제3자 이전에 미국 승인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 동맹국들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러시아의 공습에 맞서려면 F-16 등 현대식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F-16은 수백마일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최신 미사일을 갖춘 미국산 전투기다. 미 행정부에서 기밀로 취급하는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국제 연합을 구축해 F-16 조달을 지원하는 데 합의하는 등 유럽 다수 국가가 전투기 지원에 우호적인 반면, 전투기 재수출을 쥐고 있는 미국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전투기에 있는 기밀 기술 때문에 F-16의 제3자 이전은 미국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자국이 직접 F-16을 보내는 대신 유럽 동맹국들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다면 미국은 이를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아직 동맹국으로부터 F-16을 재수출하도록 해달라는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3자 이전을 위한 서류 작업을 담당하는 국무부 관계자들도 이와 관련해 지시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하는 문제는 오는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소식통들은 예상했다.
유럽 국가들의 F-16 지원이 현실화할 경우 과연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어디서 훈련할지의 문제가 남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올여름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상대로 한 기초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승인 없이는 F-16을 실제 조종하는 훈련은 실시하기 여의치 않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조종사 2명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3주간 F-16 시뮬레이터로 비행 능력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세르히 홀루브초우 우크라이나 공군 참모총장은 "조종사들은 기술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들은 우리 군의 평균적인 조종사들"이라며 더 실력 있는 조종사들은 6개월보다 짧은 기간에도 훈련을 마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의회가 예산을 배정했는데도 미국이 현재 이 같은 훈련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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