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쿤 입법원장 방미 마무리…"미 의원 34명·고위급 참모 30여명과 대화"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에서 의회 외교에 주력한 유시쿤 대만 입법원장(국회의장)이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을 만났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시쿤 입법원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해 8월 대만을 방문한 당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및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장(공화·텍사스) 등과 회동했다.
유 원장이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에 대한 오랜 지지에 감사를 표시하자 펠로시 전 의장은 미국의 대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면서 중국의 인권 침해 등 의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였던 펠로시 전 의장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2일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그는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가 됐다.
맥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유 원장과 회동에서 미국과 대만의 파트너십 관계 강화, 조세 협정 추진 및 미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 무기 판매의 가속화에 대해 논의했다.
유 원장은 지난 1997년 대만을 처음 방문해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연설했던 깅그리치 전 의장과도 만나 오랫동안 대만을 지지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대만언론은 유시쿤 원장이 미국 의회 차원에서 대중국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설치된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 소속 의원 12명과도 회동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전날 "대만 방문단의 일정이 거의 정해졌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19일 오전 대만에 돌아온 유 원장은 페이스북에 "지난 3일 동안 34명의 연방 상·하원의원과 30여 명의 고위급 참모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의원들과 전문가, 학자들이 법안 제정과 전략 수립에 참고할 수 있도록 대만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도 했다.
앞서 유 원장은 지난 15일 미 국회의사당을 방문, 미국의 대만에 대한 5억 달러(약 6천600억원) 규모의 무기 지원 계획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대만은 미국에 비상시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발동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메커니즘)으로 5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인도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필요한 무기의 우선순위를 미국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작년 8월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지난달 초 차이잉원 총통과 매카시 미 하원의장 회동을 문제삼아 중국이 사실상 침공을 염두에 둔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두 차례 실시한 것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미국에 조속한 무기 인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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