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도 개관식 참석…"내년 총선 앞두고 힌두 지지층 결속 시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14억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힌두 민족주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권이 힌두교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힌두 우선주의 성향을 내세우면서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28일 수도 뉴델리에서 새 연방의회 의사당 개관식을 개최한다.
모디 정부는 1920년대에 지어진 현 의사당이 너무 낡았다며 신축 프로젝트를 추진해왔고, 공사비로 약 97억 루피(약 1천560억원)를 투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개관식이 힌두 민족주의자로 유명한 비나야크 다모다르 사바르카르의 140번째 생일에 맞춰 열린다는 점이다.
사바르카르는 힌두문화 민족주의와 일체성 등을 강조한 이데올로기 '힌두트바'의 개념을 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모체이자 모디 총리도 몸담았던 힌두 민족주의 단체 민족봉사단(RSS)의 사상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사바르카르는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암살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새 의사당 개관식에는 모디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보도했다.
다만, 인도 정부는 개관식이 사바르카르의 생일에 맞춰 열리는 배경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인도 야권과 일부 외신은 모디 정부가 내년 총선 관련 지지 세력 결속을 위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이고 힌두 민족주의 확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인도 당국은 지난 1월에는 모디 총리를 비판한 영국 BBC 방송 다큐멘터리의 온라인 유통을 막았고 이 영상을 관람하려던 대학생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지난 2월에는 야권 유력 인사인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주 부총리를 체포하기도 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고등학교 정치·역사 교과서에는 간디의 암살과 힌두 극단주의 간 연관성,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역사 등이 축소되거나 삭제됐다.
모디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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