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슈디, 피습 후 첫 공개석상…"폭력이 우리 의지 꺾을 수 없어"

입력 2023-05-20 02:28  

루슈디, 피습 후 첫 공개석상…"폭력이 우리 의지 꺾을 수 없어"
국제펜클럽 미주지부 뉴욕 행사에 깜짝 등장…참석자 기립박수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지난해 무슬림 교도의 암살 시도에서 목숨을 건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피습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루슈디가 전날 밤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펜클럽 미주지부의 연례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참석 사실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던 루슈디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루슈디를 환영했다.
루슈디는 이날 펜클럽으로부터 특별상을 받았다.
루슈디는 "테러가 우리를 두렵게 하거나, 폭력이 우리의 의지를 꺾게 놔둬서는 안 된다"라며 "(억압에 대한)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1988년작 소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살해 위협에 시달린 루슈디는 지난해 8월 뉴욕의 강연 무대로 돌진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었다.
이 공격으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루슈디는 이날 오른쪽 렌즈가 검게 처리된 안경을 착용했다.
그는 "(공개된 자리에) 복귀하게 돼 기쁘다"라며 "복귀하지 않는 것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돌아오니 즐겁다"고 말했다.
루슈디는 지난해 피습 사건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고, 신경이 손상된 왼팔의 재활을 위해 치료를 받았다.
그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시아파 무슬림 남성 하디 마타르였다.
마타르는 논란이 된 소설 악마의 시를 제대로 읽지도 않았지만, 루슈디를 죽이라는 과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칙령을 따랐다고 털어놨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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