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새벽에 군을 투입,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철도 노선을 강제수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군 병력이 멕시코 남동부 항구도시 코아트사코알코스 인근 3개 철도 노선을 강제수용했다.
군이 갑자기 수용한 철도는 광산 및 철도 사업을 하는 '그루포 멕시코' 소속 회사 소유로, 총 길이가 120㎞에 달한다.
정부 관보에 실린 훈령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가 일시적으로 이 철도 노선의 소유권을 가져오고, 앞으로 군이 노선 운영을 맡게 된다.
훈령은 수용된 철도노선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테우안테펙 지협을 구성하는 중요한 땅이라고 설명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 태평양 지역과 걸프 해안을 잇는 철도 노선을 현대화하고 신규 수송로를 개척해 궁극적으로 파나마 운하와 경쟁하길 원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가난한 멕시코 남부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으로 보고 있다.
훈령은 정부가 철도 노선을 수용한 것은 철도가 공공재이고 국가 이익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철도 회사에는 시장 가치 수준으로 보상할 계획이라고 훈령을 통해 전했다.
그루포 멕시코 측은 현지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무장한 해군 병력이 오전 6시에 갑자기 와서 시설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인 펨프라 대표인 알레한드로 슈툴만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대통령이 강제 수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는 정부가 다른 수용에 나설지 여부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경제 문제에 군을 개입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통령은 최근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에 신축된 공항의 운영권을 군에 맡겼고 유카탄 지역의 관광 열차 개발도 군이 수행하도록 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달에는 스페인 전력회사가 운영해 온 13개 발전소를 60억달러(8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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