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가 그토록 원하던 F-16…게임체인저 될까

입력 2023-05-21 13:52   수정 2023-05-22 15:58

젤렌스키가 그토록 원하던 F-16…게임체인저 될까
1970년대 개발…'가성비' 좋아 25개국서 현역기 활용
전문가 "러 방공망탓 근접공격 제한…하이마스 대체 수준"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물꼬가 트이면서 F-16 도입이 향후 우크라이나 전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공군 소속 F-16 '파이팅 팰컨'은 1970년대에 설계된 경량 전투기로, 1979년 실전에 처음 배치됐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주요 전장에서 활약했다.
수출도 잘 돼 제조사인 미국 록히드 마틴에 따르면 현재 25개국에서 3천대 이상이 현역으로 운용되고 있다.
영국 SKY뉴스에 따르면 F-16은 M61 벌컨포를 내장하고 있고 동체의 11곳에 미사일 등 무기와 연료통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주로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공대공미사일과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등으로 무장한다.
최대 2천400㎞/h의 속도로 3천200㎞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미국과 주요 우방국에서는 고성능 제트기 F-35에 자리를 내주고 있지만 '가성비'가 좋은 데다 수출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보니 최근까지도 개량 모델의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우크라이나가 F-16에 목을 매는 것은 공군력의 절대적인 열세 탓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개전 당시 우크라이나는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전투기가 소련제 구형 전투기 120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공군력이 열세였다.
올 2월에는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어떤 군사원조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전투기 사진을 들어 올렸고, 최근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투기 연합' 형성을 통한 전투기 제공을 직접 요청할 정도로 우크라이나는 F-16 도입을 간절히 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비용과 관리 문제, 전쟁에서의 효율성 등의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F-16 지원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해왔지만,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돕겠다고 밝히면서 지원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결정이 F-16이나 다른 전투기를 조종사 훈련이 완료되는 즉시 공급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라며 "미국과 우방국이 전투기를 단기간에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지원을 받은 전투기 비행중대가 육상부대의 진격을 지원하거나 적어도 러시아의 주요 공격을 무디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원 규모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F-16 투입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기대효과를 낼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롱크 연구원은 러시아의 강력한 방공망 탓에 근접 공중 공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서방 전투기 지원에 따른 이점은 점증적(incremental)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세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브롱크 연구원은 "원거리 타격(stand-off) 무기를 장착한 서방 전투기들은 우크라이나가 더 안전한 거리에서 전선 근처 러시아 측 고정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장에 투입된 장사정 무기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를 대체하는 추가 옵션이 될 수 있는 정도라고 그는 부연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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