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집회가 사라진 가운데 대만 시민사회가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민간사법개혁기금회, 인권공약시행감독연맹, 화인민주서원협회 등 여러 대만 시민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을 맞아 다음 달 4일 장제스 기념관에서 헌화와 추도식 등의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만 총통 선거 후보들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화인민주서원협회 청젠위안 이사장은 대만에서 6월 4일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증명하는 중요한 행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이라며 모든 정당의 후보들은 톈안먼 시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청 이사장은 중국 공산당이 6월 4일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오랫동안 세뇌하고 있다면서 대만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벌이는 '기억 전쟁'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 추이링 비서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코로나19 예방이나 국가보안법 같은 조치를 통해 홍콩에서 6·4 기념행사 개최를 지속적으로 막았지만, 대만에서는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명을 무력으로 진압했고, 수백∼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중국에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다.
홍콩에서는 시위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상징했다.
그러나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후 해당 행사를 주최해온 단체가 해산하고 홍콩 민주 진영이 궤멸하면서 빅토리아 파크 촛불 집회는 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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