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소속당 후보 선출 절차 등 지적…당사자 "터무니없다"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다음 달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중미 과테말라에서 유력 대선 후보의 후보 자격이 정지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과테말라 일간지 프렌사리브레와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과테말라 법원은 다음 달 25일 치러질 대선(1차)에 출마한 시민번영당 소속 카를로스 피네다(50)의 후보 자격을 일시 정지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시민번영당 전당대회에서의 후보 선출 및 지명 절차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는 이유를 그 배경으로 적시했다.
법원은 "선거법상 보장하게 돼 있는 사회적 소수자 할당 규정을 지키지 않은 만큼 (후보자) 대표성이 결여된 데다 회의 대의원 명부를 누락하는 등 법적 근거를 찾기 힘든 여러 미비점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처는 피네다의 직전 소속 정당(캄비오·변화라는 뜻)의 문제 제기로 비롯됐다고 엘파이스는 보도했다.
대선 후보인 피네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160명)과 지방자치단체장(340명) 선거에 출마한 시민번영당 소속 후보 218명의 자격도 보류됐다.
우파 성향의 사업가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피네다는 선거운동 과정에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며, 강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이날 초 프렌사리프레를 통해 발표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그는 23.1%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후보 자격 일시 정지 조처는 현지에서 작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피네다는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선거에서 나를 지우려 한다. 이건 명백한 사기"라며 헌법재판소에 즉각 항소했다.
그의 지지자들 역시 온라인을 통해 항의시위를 조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반발할 태세다.
앞서 과테말라에서는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던 원주민 운동가 텔마 카브레라와 알바로 아르수 전 대통령의 아들인 로베르토 아르수가 각종 절차상의 문제로 선거법원에 후보 등록을 못한 바 있다.
미주기구와 유럽연합(EU) 등은 이에 대해 "과테말라 선거 과정에서 (예비) 후보자들이 거듭 배제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프렌사리브레는 보도했다.
한편, 과테말라 대선에는 중도 좌파 성향의 산드라 토레스(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전 부인), 중도 성향 에드몬드 물레트(반기문 사무총장 당시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장), 우파인 수리 리오스(군사독재를 이끈 에프레인 리오스 몬트의 딸)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모두 야당 소속이다.
우파 성향 집권당인 '바모스'의 마누엘 콘데 후보는 3∼5%대의 지지율을 보이는데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대통령은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24년 1월 14일부터 임기(4년)를 시작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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