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이주 노동자들이 쿠웨이트에서 고용주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인력 송출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원장인 레이철 아레나스는 쿠웨이트에 대한 인력 파견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에서 필리핀인 노동자들에 대한 끔찍한 범죄가 자행되고 있는데 이런 야만적 행위는 국제사회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 정부는 사법 집행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 필리핀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존중하고 권리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웨이트에는 현재 20만명이 넘는 필리핀인들이 일하고 있으며 주로 가사 도우미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폭행 등 고용주의 가혹 행위가 끊이지 않아 현지 필리핀대사관에 이주 노동자들의 신고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21일에는 사막에서 35살의 필리핀인 가정부 줄레비 라나라의 시신이 불에 탄 채로 발견돼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쿠웨이트 경찰은 집주인의 17살 아들을 살해범으로 지목해 체포했다.
총 인구 1억1천만 명인 필리핀은 인구의 10%가량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200여 개국에 나가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현지에서 번 돈의 대부분은 모국의 가족에게 송금돼 소비 산업 위주의 필리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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