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캐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가 중국과의 전쟁은 말할 수 없는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2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러드 대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행사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과 호주와 민주국가들이 연합해 억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중국이 대만에 대해 일방적 군사행동을 하려면 두 번, 세 번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을 두고 실제로 전쟁이 벌어진다면 인도·태평양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드 대사는 미국 해군이 필리핀에 주둔한 상태에서 중국의 인태 지역 군사력이 팽창하고 있는 만큼, 양국은 '가드레일'(보호막)을 마련해 파국적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발적으로 인계철선을 넘어 분쟁 위기나 전쟁이 터지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드 대사는 또한 홍콩에 대해 "자기 의사 표현은 물론 법 제도까지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바탕으로 쌓아온 국제 상업도시로서의 명성이 위태로운 상태"라면서 "중국 공산당이 점점 '레닌주의와 마르크스주의'에 기울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자유는 더 억압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을 좌파 레닌주의로 이끌고 있다"며 이는 사회·공공정책·국가안보·외교 등 모든 부문에서 당의 장악력을 무한 확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서방 정치인 중에서 드물게 중국어에 능통한 러드 대사는 26대 호주 총리와 외교장관 등을 역임한 후 지난 3월 주미 대사로 부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시진핑의 이념 성향'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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