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3명 이스라엘군에 피살…긴장 고조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정부가 18년 전 폐쇄된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에 이스라엘인을 다시 출입하게 한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으로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의 북부에 있는 호메시에 이스라엘 국민의 영구 거주를 허용하는 명령을 낸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의 이런 명령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과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중부 사령관은 지난 18일 호메시의 폐기된 정착촌에 이스라엘인 출입을 허용하는 명령을 승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이 명령의 목적은 이스라엘인들이 호메시의 종교학교에 계속 다니게 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인 땅에 정착촌을 다시 건설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올해 3월 이스라엘의 초강경 우파 연정은 법을 개정해 호메시, 가님, 카딤, 사누르 등 4개 요르단강 서안 북부의 폐쇄 정착촌에 유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폐기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마이크 헤르조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법 개정에 항의했다.
이들 폐쇄 정착촌은 2005년 이스라엘이 21개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와 함께 강제로 유대인을 퇴거했던 곳이다.
그러나 일부 유대인들은 법을 어겨면서까지 이 지역에 들어가 불법 정착촌을 일구기도 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구상인 '두 국가 해법'에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정부와 정착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요르단강 서안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곳이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인 3명이 이날 이스라엘군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이 더 높아지고 있다.
22일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밤사이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의 발라타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남성 3명이 이스라엘군에게 살해됐다.
AFP 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발라타 난민촌에서 총격과 커다란 폭발음이 늘렸고 집 한 채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수배자를 수색하려고 난민촌을 급습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는 교전 닷새 만인 지난 13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무력 충돌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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