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21일(현지시간) 문어 양식장 건설에 반대하는 동물권 보호 운동가들의 시위가 열렸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문제의 문어 양식장은 내년에 대서양의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 건설될 예정으로, 지능이 높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문어를 양식장에 가둬 대량으로 기르는 것 자체가 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수 십명의 시위대는 이날 300만마리에 이르는 문어를 양식장에 가둬 기르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조직한 이날 시위의 대변인인 제이미 포사다는 "호랑이를 함께 가두는 것과 유사하다"며 "문어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은 물론, 높은 지능과 능숙함으로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어 양식장 건설을 추진 중인 스페인의 다국적 수산업체 '누에바 페스카노바' 측은 양식장에서 자란 문어는 야생의 문어와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 양식 책임자인 로베르토 로메로는 양식장에 갇힌 문어의 복지를 보장하는 관련 법이 없다는 시위대의 지적에 "EU 내에서는 동물 복지 조건을 존중하지 않고는 어떤 (동물) 종도 기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스페인 북부의 연구시설에서 문어 양식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해 문어를 5세대까지 양식하는 데 성공했다.
지중해 식단 대표 메뉴인 문어는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인기가 높지만 두 나라 모두 국내에서 소비되는 문어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도 문어 소비가 늘고 있으며 문어 양식은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을 위한 첫 단계로 여겨지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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