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나토국에 무기·기술 지원…"7월 나토 정상회의서 논의"
우크라 "나토 가입할 때까지 지속적인 안보 유지돼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이스라엘식'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선진 기술을 제공하는 이스라엘식 안보 협정에 관한 논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은 집단방위 체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이지만, 이는 당장 성취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스라엘식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국방과 자주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서방이 무기와 기술을 우선으로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나토 회원이 아니지만, 수십년간 중동에서 가장 충실한 미국의 파트너로서 막대한 지원을 받아왔다.
이스라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미국은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이스라엘에 380억달러 규모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두다 대통령은 이스라엘식 안보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어떤 무기나 기술을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소련제 전투기 미그-29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서방은 미국·독일의 최신 방공 시스템과 포탄·탄약 등 수십억달러 규모의 군사장비 제공을 지속 중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F-16 전투기 훈련도 승인했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식 안보 협정의 개념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식 안보 협정을 의제 중 하나로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안과 관련 있는 서방 관리들은 나토 정상회의 이후 이 협정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 협정의 개념은 지난해 9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안드리 예르마크와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이 처음으로 고안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WSJ에 "우크라이나는 굳건하고 지속적인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안보 상황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에 대한 역사를 고려할 때 서방 국가들의 구체적인 의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영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약속받았지만,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좌절했다.
미국이 주요 보증인 역할을 하는 이스라엘식 협정의 이론에 대해 프랑스·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관리들도 동의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 관리들은 이 협정이 이스라엘 모델에 기반하고는 있지만, 어떤 형태일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 관리들은 이 안보 협정이 향후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는 절차와 연결되겠지만, 나토가 러시아와 분쟁하는 당사자가 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치르는 미국과 비용 논란에 휩싸인 유럽 국가들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지 요구가 약해질 것을 기대하면서 이번 전쟁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을 방지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두다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런 안전 보장을 받았고, 시간이 흐르고 서방의 피로가 쌓여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안보 협정 제안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협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중단하는 것은 러시아군에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며 휴전 아이디어를 일축한 바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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