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핵우산 기본조건은 美동맹국…美 전략적 모호성 유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대만 보호를 위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여부와 관련한 공개 토론이 적합하지 못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관련한 미국과의 논의 여부와 관련한 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질문에 "여기에서 해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우 부장은 핵우산 의제에 대해 "우리와 (미국이) 일부 소통(교류)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우 부장은 핵무기와 관련한 대만의 기존 정책이 핵무기의 개발·비축·사용을 안 하는 것이라면서 대만의 입장이 매우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핵무기를 이용해 대만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쑤쯔윈 연구원은 대만의 국가 정책이 대량살상무기, 핵·생물학·화학전(NBC) 무기를 개발하지 않는 것이지만 대만이 이같은 무기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동맹국이 대만을 핵우산에 포함한다면 대만의 안보 수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제중 연구원은 미국의 핵우산에 포함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동맹국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 연구원은 미국과 대만 간에 상호방위조약이 없을뿐더러 미국 행정부도 '전략적 모호성'을 '전략적 명확성'으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대만에 대한 핵우산 제공과 관련된 논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국립중흥대학 국제정치연구소의 루신지 조교수는 전날 국책연구원의 심포지엄에서 대만이 한국과 일본처럼 미국의 '핵우산'에 가입 가능 여부에 대해 중국이 국가 안보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어 중국 측의 향후 대응을 예측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앞서 대만은 장제스 총통 시절인 1960년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다.
그러나 1988년 대만 핵물리학자 장셴이(張憲義)가 미국으로 달아나 핵 개발 관련 문서와 자료를 미국에 넘겨주면서 대만의 핵무기 개발은 중단됐다.
또 1992년께 18억달러(약 2조3천억원) 규모의 중수로 반응로도 미국에 의해 강제 폐기되면서 1969년부터 시작된 대만의 비밀 핵 프로그램은 23년 만에 막을 내렸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