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범인, 41년 전 사망…사체 발굴 염색체 증폭해 확인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최신 유전자(DNA) 감식 기술로 캐나다의 10대 소녀 살해범이 48년 만에 확인됐다고 캐나다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경찰은 이날 회견을 하고 1975년 몬트리올의 샤론 프라이어(당시 16세)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인이 미국인 프랭클린 로마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프라이어의 옷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최신 기술로 증폭해 미국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정보와 비교한 결과 로마인이 100% 범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로마인은 1982년 미국에서 사망했으며 경찰은 이번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매장된 그의 사체에서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확인 작업에 활용했다.
3월 29일 당시 프라이어는 몬트리올의 집에서 친구들을 만나러 동네 피자점에 간 뒤 연락이 끊겼다가 사흘 뒤 몬트리올 남쪽 해안 롱궤이 숲속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프라이어를 묶은 셔츠와 청바지에서 소량의 유전자를 검출했으나 검출량이 적은 데다 기술 부족으로 감식하지 못하고 후일 조사를 위해 수사 자료로 보관 처리했다.
당시 경찰이 용의선상에 올린 조사 대상은 122명에 달했으나 로마인은 이 대상에 없었다.
2019년 경찰은 유전자 샘플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연구소로 보내 새로 개발된 염색체 증폭 기술을 활용한 감식을 했고 이후 데이터베이스 조사를 병행, 로마인의 친척들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경찰은 현지에서 로마인의 형제들을 만나 유전자를 채취, 비교한 뒤 이달 초 로마인의 사체를 발굴, 그의 유전자를 직접 채취해 샘플과 비교하는 최종 확인 작업을 거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로마인은 어린 시절부터 각종 범죄를 저질러 왔으며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1973년부터 가석방 상태에서 캐나다 몬트리올로 도주했고 새로운 사건의 추가 용의자로 수배 중이었다.
현지에서 프라이어 살해 사건을 저지른 뒤 7개월을 더 체류하다가 몬트리올 경찰에 체포돼 추방됐다.
이후 다시 몬트리올로 되돌아왔다가 1982년 원인 불명 상태로 사망, 고향 웨스트버지니아에 이송돼 묻혔다.
프라이어의 여동생인 도린은 이날 회견에서 그동안 언니 사망의 진상 규명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면서 "지난하고 오랜 여정이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이 해결됐다고 샤론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범인이 지구상에 살아 있지 않은 이상 다른 살인을 더 저지를 수 없으리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자료를 활용해 로마인의 다른 범죄 가능성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