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등 우주기술 선진국서도 연기 사례 빈발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예정 시각인 24일 오후 6시 24분을 약 2시간여 앞두고 기술적 문제로 연기됐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저온 헬륨 공급 밸브 제어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며 발사 취소를 발표했다.
오 차관은 "문제가 내일 오전 중 해결된다면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 제반 사항을 고려해 발사 가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발사 연기는 자주 있었다. 또한 몇차례 연기에도 결국 발사에 성공한 바도 있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때에는 당초 발사 예정일이 6월 15일로 정해졌으나, 하루 전인 14일 강풍 때문에 발사일을 16일로 미뤘다.
그 다음날인 15일에는 산화제 탱크의 충전량을 측정하는 레벨 센서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발사 절차를 중단, 기립 상태에서 조립동으로 되돌아갔다.
누리호 2차 발사는 이처럼 두 차례 연기 끝에 맨 처음 예정한 날짜보다 엿새 늦은 6월 21일 이뤄졌지만,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며 발사에 성공했다.
반면, 2009년 나로호(KSLV-I) 1차 발사는 연기끝에 발사가 진행됐지만 실패로 끝났다.
당시 나로호는 애초 발사 예정일인 2009년 8월 19일 이륙 7분 56초를 앞두고 압력 측정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에 발사를 중단, 엿새 뒤 발사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나로호는 2010년 6월 9일 2차 발사 때도 발사대 주변 소방 설비 문제로 예정 시각을 3시간가량 앞두고 발사가 다음 날로 연기됐다.
나로호 3차 발사 역시 2012년 11월 29일 최종 발사 시각 발표 전 연료를 주입하는 연결 부위가 새는 문제가 발생해 발사가 연기됐다. 결국 두 달 후인 이듬해 1월 30일로 미뤄진 끝에 성공을 거뒀다.
누리호 엔진 시험 발사체는 2018년 10월 25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1주일여 전에 부품 이상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으며, 결국 같은 해 11월 28일에 발사에 성공했다.
항공우주 기술 선진국에서도 발사가 연기되는 사례는 흔하다.
한국보다 훨씬 앞선 1980년 1t 이상의 실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인도에서는 2001년 우주 발사체 'GSLV'가 발사 예정 시각을 불과 1초 남겨두고 자동제어 시스템이 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감지하면서 발사가 중단됐다.
이 발사체는 2007년 9월2일 발사 때도 발사 15초 전 정전으로 멈췄으며, 이후 정비를 거쳐 발사했으나 궤도진입에 실패하기도 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 호는 2009년 6월 13일 연료 주입 지상 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6차례나 더 연기한 끝에 7월 15일 발사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은 지난달 첫 지구궤도 시험 비행이 예정돼 있었으나, 발사를 8분가량 남겨두고 1단 부스터 밸브 이상으로 발사가 사흘 연기됐다.
스타십은 발사 당일에도 카운트다운 약 40초를 남겨두고 결함이 발생해 5분가량이 지나 발사가 이뤄졌고, 이륙 4분 만에 상공에서 폭발하며 실패로 끝났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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