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우크라 무장세력, 미국 군용차량 사용 의혹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은 최근 러시아 서부 본토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미국 무기가 사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장비와 차량이 (교전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보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국산 장비가 러시아와의 교전 등에 사용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명확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와 관련해 "아직 어떠한 결론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조사) 결과나 그 결과가 나올 시기를 예단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22일 친우크라이나 성향 무장 세력은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을 기습해 다음 날까지 교전을 이어갔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본토 침입 및 이틀간 교전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언론은 당시 이들 무장 세력이 기습 과정에서 미국산 군용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친러시아 소셜미디어(SNS)에 유포된 영상과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교전에 미국산 지뢰방호장갑차(MRAP·엠랩)인 'M1124 인터내셔널 맥스 프로' 최소 3대와 험비 군용차량 여러 대 등 미국 장비가 투입됐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벨고로드 지역에서 험비 군용차량 등 미국산 군사 장비가 파괴된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친우크라이나 무장 세력이 이번에 미국 장비를 사용한 건 서방이 전쟁에 점점 더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ABC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해당 보도와 관련한 밀러 대변인의 이날 발언이 전날과 비교해 바뀐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날에는 '방구석(armchair) 정보 분석가'들이 소셜미디어(SNS)상 흐릿한 사진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이날은 "그 이후로 또 다른 이미지를 포함한 언론 보도가 분명히 있었다. 우리는 이들 보도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약간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 국방부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준군사단체 등 제3자에 미국산 무기를 양도하는 걸 승인한 적 없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요청한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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