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우디·이집트에 무기공급 협상 중…위안화로 결제설"

입력 2023-05-25 10:41  

"중국, 사우디·이집트에 무기공급 협상 중…위안화로 결제설"
홍콩매체, 레바논 정보업체 인용 "미·러 의존도 낮추려는 시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와 주요 무기 거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레바논 정보업체 '택티컬 리포트'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특히 사우디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면서 위안화로 결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택티컬 리포트는 사우디군수산업(SAMI)이 중국 최대 방위산업체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노린코)과 정찰 무인기부터 대공 방어 시스템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 구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 1년 전부터 진행된 협상의 품목에 최근에는 HQ-17AE 단거리 대공 미사일 체계가 추가됐다.
택티컬 리포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진전을 이뤘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체 무기 거래가 위안화로 결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택티컬 리포트는 또한 지난 22일에는 이집트가 지난해 말 중국과 청두 J-10C 다목적 전투기 12대에 대한 구매 협상을 시작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의 일환으로 이집트 공군 대표단이 이번 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해양·항공전시회 '리마(LIMA) 2023'에서 청두항공기산업그룹 대표단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와 이집트는 미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무기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이지만, 중국이 그보다 저렴한 가격에 첨단 무기를 공급하면서도 정치적 조건을 내걸지 않아 대체 공급업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SCMP에 "중국은 첨단 무기 장비를 우호 국가들에 정치적 조건 없이 판매할 의향이 있으며 그것이 중동 국가들의 관심을 끄는 주요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 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은 미국이 달러를 억지와 제한의 도구로 사용하지 못하게 해 미국 달러의 영향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3월 발간한 '2022년 국제 무기이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2년 전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40%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러시아(16%), 프랑스(11%), 중국(5.2%), 독일(4.2%) 등이 이었다.
무기 수입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인도(11%)이며, 사우디아라비아(9.6%), 카타르(6.4%), 호주(4.7%), 중국(4.6%) 등이 뒤를 따랐다.
그간 사우디는 주로 미국에서 무기를 수입해왔지만,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무기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 드러나자 대선 후보 당시 그를 '왕따'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취임 후에도 직접 만나 암살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양국 관계가 극도로 냉각됐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치솟을 때 산유국인 사우디가 미국의 증산 요구를 무시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해 산유국 모임인 '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을 주도하면서 양측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를 찾아 보란듯이 협력 관계를 다졌다.
특히 시 주석은 당시 걸프지역 아랍 국가 지도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석유 ·가스 수입 시 위안화 결제를 시행할 뜻을 밝혔다.
이는 국제 원유시장에서 1970년부터 이어진 '페트로 달러' 체제의 균열을 의미하는 것으로 달러 패권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지난해 11월 제14회 중국국제항공우주전(주하이 에어쇼) 이후 사우디가 중국으로부터 이전보다 훨씬 많은 40억 달러(약 5조3천억원) 규모 무기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동지중해에서 리비아와 해상 분쟁을 벌이는 이집트는 세계 6위 무기 수입국으로 주로 러시아, 프랑스, 독일로부터 무기를 들여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무기 공급 능력에 차질이 빚어지자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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