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필리핀 군사협력 강화에 맞서 무력시위 모양새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19∼21일·일본 히로시마)를 즈음해 남중국해에서 1만t급 구축함 선단의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전했다.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해군 소속 055형 대형 구축함 다롄, 052D형 구축함 창사, 054A형 호위함 류저우와 웨양 등으로 구성된 선단이 3박 4일에 걸쳐 80시간 이상 남중국해의 한 해역에서 실전성 훈련을 했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지난 23일 보도했다.
CCTV는 구체적인 훈련 개시·종료 날짜는 전하지 않았으나, 보도 시점으로 미뤄 G7 정상회의 시기와 겹쳤을 것으로 보인다.
CCTV는 선단이 실전적인 종합 공격·방어 훈련을 전개했다면서 부유 기뢰 제거, 실탄 사격을 통한 적 무인기 타격, 해상 보급, 훼손된 아군 함정 이송 등을 연습했다고 소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 응한 중국 남중국해연구원의 천샹먀오 연구원은 이 훈련이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닌 일상적 성격이긴 하지만 복잡한 지정학적 배경에 대응해 이뤄졌다며, 미국과 필리핀의 최근 군사적 결속 움직임을 거론했다.
최근 미국은 필리핀에서 사용 가능한 기지를 늘리고, 필리핀과의 연합훈련에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 패트리엇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동원했다.
이처럼 미군이 제1 도련선(島?線·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을 연결하는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이를 대만 관련 대중국 억제에 연계하고 있는 데에 맞서서 대응하는 의미가 이번 훈련에 내포돼 있다는 것이다.
천 연구원은 "중국의 일상적 훈련들은 중국이 미국의 도발적 '세 과시'와 군사력을 통한 (중국과 동남아국가 사이의) 불화 조장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유관 국가들은 대화를 하고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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