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연료 사용·1.5t 탄두 탑재…발사 준비 시간 12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자체 개발한 사거리 2천㎞의 신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국영 IRIB 방송은 25일(현지시간) 오전 '카이바르'라고 명명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을 보도했다.
이 화면은 여러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됐고, 탄도미사일 동체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도 포함됐다.
이란군은 이 미사일이 1.5t의 탄두를 탑재하고 2천㎞ 떨어진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람샤흐르' 계열 4세대 미사일인 카이바르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지만, 최신 기술이 적용돼 발사 준비 시간이 12분에 불과하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이 미사일이 개량한 추진 로켓을 탑재해 대기권 밖에서 마하 15, 대기권 안에서 마하 8의 속력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이바르는 628년 무슬림들이 유대인들을 상대로 벌인 전투에서 승리한 도시(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영토)의 명칭이다.
모하마드레자 아쉬티아니 국방장관은 "적들(미국·이스라엘)에게 보내는 우리의 메시지는 이란은 자체 기술로 국가를 지킨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친구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 안정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중부를 기준으로 사거리 2천㎞ 안에는 경쟁국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지역 전역과 적성국 이스라엘 등 중동 전체, 이집트 일부, 인도, 튀르키예(터키), 그리스가 있다.
이란은 이전에도 '샤하브-3', '에마드', '가드르', '세즈질' 등 사거리 2천㎞ 안팎의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형 탄도미사일은 이들과 비교해 첨단 추진체, 전자전 및 유도 장비를 탑재했고, 더 높은 정확도로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이란군의 주장이다.
서방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제재를 가했지만, 이란은 꾸준히 이를 개발해 왔다.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사찰·중단을 협상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이란은 이는 자주국방을 위한 방어적 목적이라면서 완강히 거부했다.
이란의 신형 탄도미사일 공개는 지하 핵시설 신설 의혹을 둘러싼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외신들은 위성 사진을 분석해 이란이 나탄즈 지역에서 80∼100m 지하 핵시설을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 핵시설은 기존 폭탄의 타격 범위를 벗어나지만, 모든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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