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발발 이후 역내 러 중앙은행 자산동결…27개국에 보고 의무화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역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및 이자를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티안 비간트 EU 집행위원회 사법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달 12일 기준 EU 27개국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2천억 유로(약 285조원)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자를 포함한 러시아 중앙은행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옵션 중 하나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EU는 특별 실무그룹을 운영 중이며, 전날에도 관련 회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비간트 대변인은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훼손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가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 액수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제10차 대러 제재안 시행을 계기로 집계된 최신 수치다.
앞서 지난 2월 합의된 10차 제재안에는 모든 회원국이 자국 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EU 집행위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러시아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최근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공감대를 얻었다.
EU는 진행 중인 실무급 논의를 바탕으로 내달 말 열리는 27개국 간 정상회의에서 동결 자산 활용과 관련한 원칙적 합의 도출을 시도할 전망이다.
다만 동결 자산을 임의로 재건 지원 자금 등으로 활용한 전례가 사실상 없는 데다 법적 근거도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어 실제 합의되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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