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5일 다시 한번 성공적으로 우주로 날아올랐다. 발사를 하루 연기한 끝에 이날 마침내 실용 위성을 우주로 운반하는 실전 비행 임무를 무사히 수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우주 강국의 꿈'에 한걸음 성큼 더 다가섰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 24분 우주를 향한 힘찬 비행을 시작해 목표 고도 550㎞에 도달한 후 카이스트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비롯해 탑재 위성 8기를 순차적으로 분리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하고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경우 남극 세종기지에서 위성 신호를 수신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6기는 정상 분리된 것을 확인했으나 도요샛 4기 중 1기의 경우 사출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차 발사 성공은 실제 쓸 수 있는 위성이 처음으로 우리 발사체에 탑재돼 우주 목포 궤도에 안착했다는 의미다. 누리호가 명실상부한 '우주 화물선'의 가능성을 대내외에 보여준 것이다.
한국은 독자 개발한 발사체로 자국 땅에서 자체 제작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함으로써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2021년 10월 1차 발사 때는 위성의 질량만 모사한 위성 모사체를 싣고 전 비행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했지만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제대로 올리지 못해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서는 성능검증 위성과 큐브(초소형)위성을 싣고 날아 목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실용위성 등을 싣고 발사돼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3차 발사는 민간기업이 처음으로 발사과정에 참여해 '뉴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사업) 시대'의 첫걸음을 뗐다는 의미도 크다. 정부는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관련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하기 위한 '체계종합기업'으로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선정했다. 이 기업은 이번 발사부터 앞으로 2027년까지 총 4차례 반복 발사되는 과정에 참여해 설계·제작은 물론 발사 운영과 관련된 기술을 정부로부터 이전받는다고 한다.
누리호가 이번 실전 비행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 우주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마련됐다. 상업적 우주 개척의 가능성을 연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수백억 원씩 내고 외국의 로켓에 싣던 우리 위성들을 자체 능력으로 발사할 수 있게 되고, 언젠가 다른 나라 위성도 돈을 받고 대신 쏴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정부는 누리호 후속인 '차세대 발사체'(KSLV-Ⅲ)를 꾸준히 개발해 2030년대에 한국형 발사체로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원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앞서 2022년 8월 미국 발사체에 실려 보낸 달 궤도선 '다누리호'는 임무 궤도에 무사히 안착, 올해부터 임무를 수행 중이다.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큰 우주산업은 글로벌 규모가 이미 반도체 시장을 능가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그 성장 속도가 빠르다. 2040년에는 우주산업 분야 시장 규모가 약 1천44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누리호의 성공을 발판 삼아 우주산업이 또 하나의 미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바란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