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률 항우연 원장 "6번째 큐브위성 사출 여부 확인, 이른 시일 내 가능"
한재흥 위성연구소장 "'이코노미 타다 퍼스트 탄 기분'이 적절한 비유"
(나로우주센터·서울=연합뉴스) 조승한 이정현 김주환 기자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3차 발사를 총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25일 발사 성공 소식에 "모든 결과가 괜찮아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 단장은 누리호에 탑재된 7개의 부탑재 큐브위성 중 6번째 위성 1기의 정상 사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진입해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안전히 분리한 게 중요하다"며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이상률 항우연 원장,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 한재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소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일문일답.
-- 6번째 큐브위성 신호가 확인되지 않은 이유는 뭔가. 얼마나 걸릴까.
▲ 이 원장 = 항우연이 운영하는 세종과학기지에서 수신한 비콘 신호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 주탑재 위성의 것이라고 들었다. 나머지 큐브위성은 동일한 과정을 거치진 않는다.
▲ 고 단장 = 정해진 시퀀스(절차)에 따라 위성을 20초 간격으로 분리하는데,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전기적으로도, 카메라로도 분리된 것이 보이지만 큐브위성은 발사체와 전기적으로 연결돼있지 않다. 대신에 사출관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정보만 받게 되는데, 카메라 반대편에 있어 데이터가 부정확하게 보이는 위성들은 확인이 되지 않았다. 이를 추가로 확인하려면 비행 중에 계측된 모든 데이터를 맞춰 보면서 간접적으로 확인해 나가야 하는데, 방대한 양이라 모두 받아서 분석하려면 다음 주 초는 되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 도요샛 사출 여부 확인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
▲ 이 원장 = 고 단장이 설명한 건 발사체 입장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하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고, 내가 볼 때는 도요샛이 분리됐다면 지상과 통신하거나 추적이 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른 시일 안에 확인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시간까지는 장담하기 어렵겠다.
-- 도요샛 4기가 횡대 종대로 비행하면서 임무 수행 예정이었는데, 1기가 정상 사출되지 않았다면 3대만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나.
▲ 이 원장 = 편대비행을 하려면 위성이 안정화돼야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1기가 빠진다면 어떻게 될지는 한국천문연구원에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 큐브위성 1대가 분리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발사 성공이라고 볼 수 있나.
▲ 고 단장 = 가장 중요한 건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잘 진입하고,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안전하게 분리되는 것이었다. 그게 주 임무였다. 부탑재체로 실린 위성은 안타깝지만, 차세대 소형위성보다는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겠다. 목표 궤도에 누리호가 정확히 들어가 차세대 소형위성을 안전하게 분리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 발사가 성공했다는 의미인가.
▲ 고 단장 = 우리는 그렇게 본다.
-- 향후 누리호를 개량해 추력과 임무 고도를 높일 계획이 있나.
▲ 고 단장 = 고도화 사업에서 누리호를 개량하는 것은 예정돼있지 않다.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고,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을 이전받아 누리호를 제작해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성능은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향후 목표는.
▲ 손 대표 = 가장 중요한 건 우주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다. 산업 생태계가 잘 조성돼야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나라가 세계 7호 우주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앞선 국가와 격차는 매우 크다. 우리나라가 가진 인력과 산업이 똘똘 뭉쳐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인프라와 밸류 체인(가치 사슬)을 형성하며 '원 팀'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 4차 발사에서 민간 협력 및 중소기업 육성 계획은.
▲ 이 원장 = 4차 발사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싣는데, 국내에서 과기부가 추진하는 국산화 부품에 대한 검증에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다만 어디까지나 공식 계획이 아니라 예상이다.
--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안정적인 팰컨9 로켓이나 소유즈 로켓을 통해 위성을 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누리호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 국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보낸 소감이 궁금하다.
▲ 한 소장 = 이번 위성이 우리 연구소에서 만든 10번째 위성인데, 그간 해외 발사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에서 발사할 때는 위성을 카이스트에서 보내는 과정부터 너무나도 생각할 것이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위성을 쏠 수 있어 모든 과정이 이전보다 편했다. 차세대 소형위성 개발을 책임지는 장태성 박사는 '어렵게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고 다녔는데 퍼스트 클래스를 탄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나도 그 말이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 고 단장 = 처음으로 손님을 모셔다드리는 임무여서 기뻤지만, 혹시 실패라도 하면 우리뿐 아니라 힘들게 위성을 개발한 개발자들까지 힘들게 되니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어제 발사 과정에서도 그런 일(발사 연기)이 있고 해서 심적으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모든 결과가 괜찮아 굉장히 행복한 기분이다.(웃음)
-- 오는 6월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이 끝난다. 소회는.
▲ 고 단장 = 첫 번째 발사는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난 두 번째 발사와 이번 발사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7년간 사업 책임자를 맡은 나로서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어제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발사 연기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생각하니 좀 어여삐 봐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개발한 누리호가 꾸준하게 자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고맙다. 함께한 연구진, 참여 기업, 인력께 모두 감사드린다. 세 차례 발사를 더 진행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체를 총조립하고 우리와 함께 발사 운용을 하게 된다. 한화의 역할을 관심 있게 봐 달라. 이번 고도화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능력을 많이 키우고, 이후에는 독자적으로 잘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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