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저우 주재 우루과이 총영사 대행 홍콩매체에 "중국 영향력 증대 반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남미 우루과이도 이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 주재 우루과이 총영사 대행 파쿤도 페르난데스 게라는 24일 "확실히 우루과이 기업들은 앞으로 무역에서 위안화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는 트렌드"라며 "또한 이는 중국의 영향력이 세계 다른 부분들에서 어떻게 증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게라 총영사 대행은 광둥성 둥관에서 열린 '중국-남미 민간 분야 포럼'의 일환으로 SCMP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어떤 통화로 거래할지는 사업상의 결정이지만 결국 (우루과이 정부는) 일이 순조롭게 되도록 사업의 촉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루과이는 열린 국가이며 자유로운 통화 거래를 쉽게 촉진할 수 있는 국가"라며 "이는 미국 달러, 페소, 유로에 모두 같다. 우루과이는 통화와 무역 거래에 어떠한 통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미중 간 긴장에 대해서는 우루과이가 주로 '숫자'로 이야기하는 실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은 최근 남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은 브라질과 양국 수출입 결제, 금융 거래에 달러 대신 위안화, 헤알화 등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업체는 중국과 무역에서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도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대금을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로 지불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10억4천만 달러(약 1조3천800억원) 상당 중국 수입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밝혔고 이달부터는 매월 7억9천만 달러(약 1조 500억원)에 달하는 대금을 위안화로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아르헨티나는 달러 부족 속에 아예 보유 외환에 위안화 비율을 점점 늘릴 태세다.
볼리비아도 교역에서 미국 달러 대신 중국 위안화를 사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는 남미 지역의 추세가 될 것이며, 볼리비아가 이 같은 흐름에서 물러나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미는 늘 미국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왔으나 오늘날 여러 국가는 중국과 더 많은 교역을 하고 있다.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우루과이의 최대 교역국이다. 우루과이는 중국의 3대 소고기 수입국이자 4대 대두 수입국이다.
페르난데스 게라 총영사 대행은 매년 우루과이 수출의 평균 33%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중국이 지난 10년간 자국의 중요 무역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루과이와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부재가 교역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하반기 루이스 라칼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방중 목적에 FTA에 관한 논의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루과이는 메르코수르(Mercosur)-중국 간 FTA를 몇 차례 제안했었다"며 "우리는 관련 협상을 지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개별 FTA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남미국가 간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해 지난 1991년 창설된 남미공동시장을 말한다.
앞서 지난달 중국을 찾았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메르코수르-중국 간 FTA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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