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5월 혁명 213주년일인 25일(현지시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부통령을 지지하는 50만명의 시민들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앞에 위치한 5월 광장에 모였다고 아르헨티나 TN, C5N 방송국 등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올해는 고(故)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취임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2차례(2007∼2015년) 대통령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오는 10월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날 모여든 지지자들은 빗속에서 "한 번 더(대통령직 수행을)"를 외치며 연호했다.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 공공사업을 특정 사업자에 몰아준 뒤 일부를 뒷돈으로 챙긴 수뢰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6년 형과 평생 선출직 금지를 선고받았으나,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사법부가 야당 연합과 결탁해 자신의 선출직 출마를 금지하려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지난 16일 "이러한 불리한 게임에 들러리로 나설 수 없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그의 연설은 남편인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자신의 12년 반 통치 기간 중 이룬 경제업적 자화자찬 및 이후 정권을 이어받은 중도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대립 중인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대통령과 의견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 정권은 마크리 전 정권보다 비교할 수 없이 낫다"며 "외채, 달러 고갈, 외환시장 경색 등 아르헨티나가 처한 상황의 진짜 책임자들이 누군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선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연설을 맺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대선 재도전에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광장에서 그녀의 연설을 듣던 여성 지지자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그녀는 대학을 나온 에비타다. 그녀 덕분에 내가 정치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끝까지 지지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에비타는 아르헨티나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의 첫 부인이었던 에바 페론 영부인을 칭하는 애칭으로, 아르헨티나 국모로서 서민들의 사랑과 보수 측의 증오를 받던 애증의 인물이다.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에비타와 달리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명문 라플라타 대학을 졸업한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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