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까지 잇단 미사일·드론…우크라 대반격 징후?(종합)

입력 2023-05-26 16:15   수정 2023-05-26 16:23

러 본토까지 잇단 미사일·드론…우크라 대반격 징후?(종합)
러 남부 로스토프·크라스노다르, 점령지 자포리자 겨냥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본토와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징후인지 주목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흑해와 아조프해에 면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주도 크라스노다르에 26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무인기) 공격이 가해졌다.
현지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시 상공을 비행하는 드론과 폭발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최소 두 차례의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크라스노다르주 주정부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오전 4시 17분께 크라스노다르시 모르스카야 거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잠정 조사 결과 인명 피해는 없고, 건물 지붕과 창문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EFE 통신은 크라스노다르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 측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크라스노다르 피격은 전날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모로좁스크 지역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데 뒤이은 것이다.
바실리 골로베프 로스토프주 주지사는 25일 저녁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모로좁스크 지역에서 방공시스템이 우크라이나 미사일을 격추했다"면서 "군인들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러시아 측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지원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등을 이용해 이틀 연속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스토프주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점령한 동부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등과 접경해 있다.
이 지역엔 우크라이나전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남부군관구 참모부가 주둔해 있다.
공격을 받은 모로좁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배치된 최전선에서도 수백km 떨어져 있다.
한편 같은 날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의 베르댠스크 지역도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자포리자주의 친러 행정부 위원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베르댠스크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면서 이 공격에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NN도 베르댠스크가 우크라이나군 최전선에서 약 100km 떨어진 러시아 점령 지역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스톰섀도 미사일이 사용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톰섀도 미사일의 사거리는 250km 이상이다.
이에 앞서 22~23일 양일 간에는 역시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하르키우주 등과 접경한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가 우크라이나 민병대의 습격을 받았다.
군사전문가들은 벨고로드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을 분산시키고 러시아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려는 의도로 감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전에도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점령지와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크고 작은 공격이 이어졌다.
앞서 이달 4일 러시아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주 일스키 지역의 석유 저장고에서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크림반도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석유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CNN 방송은 지난 11일 익명의 미군 고위 당국자와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여건조성 작전'(shaping operations)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건조성 작전은 적의 무기고와 지휘소, 기갑 및 포병 전력 등을 타격해 지상군 진격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작전을 뜻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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