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확산…외국인 자금, 반도체주에 쏠려"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변동성 커지고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내 증시에 반도체주가 코스피 주도권을 다시 잡으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6일 2,558.81로 일주일 전(2,537.79)보다 0.82% 올랐다.
외국인이 일주일간 코스피 주식을 1조4천7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코스피는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하루 상승 폭이 보합권에 그치다 보니 7거래일 상승에도 코스피는 전고점인 2,582를 넘지는 못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몰렸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작용해서다.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으로 14개월 만에 7만원을 다시 밟았고, SK하이닉스는 장중 11만원을 넘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산한 것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마이크론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단기적으로 중국 내에서 한국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증시의 중요한 축으로 주도권이 강화하고 있다"며 "주요국 반도체 업종 주가가 동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지표가 개선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반도체 우위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5월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확률을 기존보다 높게 반영하면서,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은 약화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미 의회가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6월 초 연방 정부 현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해서다.
다만, 연방정부의 자금이 고갈되는 시점을 기존 6월 1일에서 5일로 수정했다. 협상까지 시한을 좀 더 벌었지만,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모두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는 초유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시장에선 낙관적인 전망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미 신용평가사 피치가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되면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며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해 긴장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에서 변동성은 커지고 투자심리는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코스피가 전고점을 넘어서기보다 박스권에서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이 강화하고, 미국 채무 불이행 발생 우려 등 주가 하방 위험도 잔존하는 상황"이라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으나, 디폴트 선언 등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간 코스피 변동폭을 2,490∼2,620으로 전망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기대감은 국내 주가 상승 기대감과 일치한다"며 "국내 증시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되면서 변동성이 다소 커지는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30일(화) = 유로존 5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3월 S&P·CS 주택가격지수, 미국 5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 31일(수) = 한국 4월 산업활동동향, 중국 5월 국가통계국 구매관리자지수(PMI).
▲ 1일(목) = 한국 5월 수출입 동향, 미국 5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 미국 5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 2일(금) = 한국 5월 소비자물가,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미국 5월 고용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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