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통화서 법안 최종 문구 조율…공화 강경보수 "수용 불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8일(현지시간) 양측이 전날 원칙적으로 합의한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합의 내용을 최종 조율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내부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일부 강경파의 불만이 표출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 모두 합의안이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시한 전에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표출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95% 이상 공화당 의원들이 협상 결과에 고무돼 있다"며 "우리는 마침내 처음으로 정부 지출을 삭감했다. 표결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협상안 통과를 자신했다.
매카시 의장은 "소파에서 빈둥거리는 사람들을 위해 중국에서 돈을 빌리는 대신 그들에게 일을 할 기회를 준 것"이라며 "결국 이를 통해 우리 경제가 더 강해지고 중국에 덜 의존적으로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전날 한 시간 반가량 마라톤 통화 끝에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양측은 다음 대선을 포함하는 2024년까지 2년간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2024 회계연도 지출은 동결하고 2025년에는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는 상한을 두기로 했다.
특히 푸드스탬프 등 일부 연방 정부 복지 수혜자에 대해 근로 요건을 강화하고 미사용 코로나19 예산은 환수하기로 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실무팀이 이 같은 협상안을 토대로 최종 법률안을 성안 중이며 마무리되는 대로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오후 별도 접촉을 통해 협상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매카시 의장과 통화를 앞두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좋은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 서명까지 갈 것으로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서 남은 이견에 대해서도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통화 이후 민주당 의원들에게 최종 법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29일)까지 휴회하는 의회는 오는 31일 추인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재무부는 애초 내달 1일로 경고했던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을 5일로 수정한 상태다.
제프리스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미트 더 네이션'에 출연, "민주당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재앙적인 디폴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안의 하원 통과를 자신하느냐는 거듭되는 질문엔 "그렇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내부적으로는 강경파 단속에 애를 먹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공화당 강경보수 의원들은 일찌감치 현재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 댄 비숍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름뿐인 공화당(RINOS)이 매카시를 축하하고 있다"며 "부채한도 상향 추정치를 제시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켄 벅 하원의원 역시 "기본적인 사실은 미국이 2025년 1월에는 350조달러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반응했다.
민주당 진보 진영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민주당 의회 진보 모임 회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 백악관을 지켜보고 있다"며 "그들은 우려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협상안에 대한 우려를 직설적으로 밝혔다.
자야팔 의원은 "아직 성안된 내용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잘 모른다"면서도 푸드스탬프 등 일부 알려진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완전히 끔찍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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