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향해 "러에 의도적인 무기 제공, 후과 있을 것" 경고장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가 러시아군의 대규모 드론(무인기) 공습을 받은 것과 관련, 러시아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정례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이번 공격에 사용된 샤헤드 드론과 같은 무기는 러시아의 통치자들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명과 문화를 경시하는 러시아는 전쟁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일 연설은 통상 집무실 내부를 배경으로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건물 밖 거리에 나서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dpa는 짚었다.
러시아는 이날 건립 기념일을 맞이한 키이우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 59대 중 58대를 격추했으나, 최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키이우의 생일을 망치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거의 대부분 격퇴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모든 도시는 오랜 기간 타민족을 노예로 삼아온 러시아의 전제주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우크라이나는 이란을 향해서도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하는 데 대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에서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핵심 동맹국이 돼 민간 도시를 노리는 공격 무기를 의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직접적인 의도를 갖고 이같은 일을 자행했으며, 그 결과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분명히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포돌랴크 고문은 "이란 관리들에게 삶의 법칙 중 하나인 '부메랑의 법칙'을 상기시켜주고 싶다"며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다는 착각이나, 우크라이나의 우선순위에 대한 오해로 헷갈려하지 않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발사된 샤헤드 드론은 언젠가는 제조자를 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은 키이우시의 공휴일이자 법정 기념일인 '키이우의 날'이다. 5세기경 세워져 동슬라브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한 키이우의 건립을 기념하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각종 거리 공연과 불꽃놀이가 열리는 축제일이었다.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밤새 러시아 서부의 브랸스크와 서남부 크라스노다르 등 2곳에서 드론 59대를 발사했으며 키이우와 주요 인프라, 군사시설 등을 타격점으로 삼았으나 58대가 격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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