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유연근로제·생산성 관계 분석…탄력근로제도 5천5만원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유연근로시간제의 대표적 유형인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가 근로자들의 노동 생산성을 상승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노동연구원 사업체 패널조사를 이용해 유연근로제가 생산성(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유연근로제란 근로 시간의 결정과 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세부적으로 탄력 근로제와 선택 근로제, 간주 근로제, 재량 근로제 등이 있다.
한경연은 선택·탄력 근로제 도입 여부를 외생변수로, 생산성을 내생변수로 설정하고 최소자승법을 이용해 회귀분석을 한 결과, 선택 근로제 도입 시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가 8천347만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탄력 근로제를 도입할 경우에도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는 5천5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부가가치란 경상이익과 인건비, 순 금융비용, 임차료, 조세공과, 감가상각비를 모두 합한 값을 말한다. 한경연은 유연근로제와 생산성과의 정확한 관계를 도출하기 위해 매출이나 영업이익률, 상장 여부 등은 통제변수로 사용했다.
한경연은 유연근로제를 통해 근로 시간을 적절히 배분한 결과 업무 몰입도는 개선되고, 초과근로는 줄어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이 지난달 실시한 '주요 기업 근로시간제도 운영현황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 82.5%는 '유연근로제가 근로자의 업무효율과 생산성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한경연은 1997년 근로기준법 제정과 함께 유연근로제가 도입됐지만 활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중 탄력 근로제와 선택 근로제 이용 비율은 각각 4.5%, 4.0%로, 유연근로제 활용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5년 8월(탄력 근로제 1.2%·선택 근로제 1.5%)에 비해 각각 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유연근로제가 생산성뿐만 아니라 근로자 임금까지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만큼 관련 제도를 개선해 산업현장에서의 활용도와 실효성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은 최대 6개월인데, 이는 미국과 일본, 독일(1년)이나 프랑스(3년)에 비해 짧다.
또 한국의 선택 근로제 정산 기간은 연구개발(R&D) 업무(최대 3개월)를 제외하고 최대 1개월이지만,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노사 간 자율적 합의로 결정해 제한이 없다고 한경연은 전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IT나 바이오, 제약, 기업 금융 등의 분야는 짧은 단위·정산 기간으로 유연근로시간제를 활용하기 어려워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력 근로제나 선택 근로제 도입 시 전체 근로자와의 서면 합의가 필요한데, 대상 업무와 무관한 근로자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제도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며 "도입요건을 '직무·부서 단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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