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느린 경기회복, 위안화 약세 반영"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중 갈등 심화와 예상보다 느린 중국의 경기 회복 여파 등으로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전날 종가 기준 전장 대비 1.3% 하락한 6,251.04를 기록했다.
이는 고점이었던 1월 27일 종가 7,773.61 대비 19.58% 내려간 것으로, 통상적으로 증시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HSCEI는 한국시간 30일 오전 장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하락 반전, 장중 6,218.96을 기록하며 하락률 20%에 근접한 상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는 2분기 들어 14.95% 하락, 같은 기간 2.33% 오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의 수익률 격차가 17%포인트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하며 투자 심리에 영향을 끼쳤던 2021년 말 이후 최대라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지난해 연말 수준보다 내려간 상태인데, 해외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중국 경제 회복세가 힘을 잃은 데다 기업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위안화 약세도 중국 기업들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빈 천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회복세가 예상만큼 강하지 않고 세계 경기둔화 우려를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시장에서는 미중 해빙이나 완화적 금융정책 등을 기다리는 데 지쳐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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