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총회 마무리…팬데믹 대응 국제조약 내년까지 마련
코로나19 엔데믹 후 첫 총회…신속한 감염병 공동대응 필요성 공감
미량영양소 보급 강화·불량 의약품 대응·원주민 건강향상 등 결의안 채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 대표단을 모아놓고 글로벌 보건 현안을 논의하는 제76차 세계보건총회(WHA)가 30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생명을 구하고 모두를 위한 건강을 추구하자'는 주제를 내걸고 지난 21일부터 스위스 유엔 제네바 사무소 등지에서 열흘간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는 WHO 194개 회원국이 보건 분야 공통 관심사들을 회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해법을 모색했다.
핵심 의제는 감염병의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지를 규정하는 내용의 국제보건규약(IHR) 개정 문제였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에 대한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이 이달 초 3년 4개월 만에 해제된 이후 처음 열린 회의다.
그만큼 IHR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컸다.
대유행 초반에 코로나19 대응이 늦어져 전 세계적 보건 위기를 키웠고, 각국의 백신 접근성 격차 등으로 방역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는 등 반면교사로 삼을 사안이 많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WHO 회원국들은 이날 총회에서 IHR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작년부터 회원국들이 정부 간 협상기구(INB)를 이 규약의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벌여온 내용들이 보고서에 담겼다.
회원국들이 내년까지 강제력 있는 IHR 개정안을 만들기로 노력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기재됐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초안 작성을 위한 추가 회의를 2차례 열고, 제77차 WHA를 앞둔 내년 1분기에는 4차례의 추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IHR은 감염병 위험이 생겼을 때 각국의 발 빠른 협조를 끌어낼 수 있도록 WHO에 더욱 강력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발병 우려에 대비한 예방적 실험·탐지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와 백신 및 관련 의약품, 질병 정보 등에 각국이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방안, 긴급 의약품의 신속한 허가를 지원할 방안,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는 절차나 방법 등도 IHR 개정을 둘러싼 논의 사항으로 꼽힌다.
이번 총회에서는 의료 역량과 자원을 더 많이 가진 국가들이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고 대응하는 데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IHR 초안에 반영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신·치료제의 지적재산권 문제나 배분 원칙 등을 포함해 각국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후속 회의를 집중적으로 이어가자는 게 WHO 회원국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보건 의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결의안들이 이번 총회에서 채택됐다. 비타민과 미네랄, 아연 등 미량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식품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지원 체계를 만들자는 결의안이 총회에서 승인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유해 성분이 든 기침 시럽 약품을 먹고 어린이 수백명이 사망한 사례처럼 성분 표준에 못 미치거나 성분 위조가 있는 의약품 유통을 막고 적절한 시장 감독을 할 수 있도록 WHO가 독립적인 검토를 수행하도록 하자는 결의안도 총회를 통과했다.
아울러 의료시설에 잘 접근하지 못하고 영양 및 질병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원주민들의 건강 향상을 위한 각국의 정책적 노력을 지원하는 결의안과 매년 세계에서 23만여명의 사망자를 내는 익사를 막기 위한 글로벌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결의안 등도 채택됐다.
WHO 회원국들의 기여금을 20% 인상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24∼2025년 예산 계획도 승인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이끄는 우리 정부 대표단도 국제 공중보건 위기 대응, 바이오 인력 양성, 정책 협력 등 다양한 의제를 두고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호주와 영국, 중국 대표 등과 양자 면담을 잇따라 진행하면서 병원체 진단이나 백신 개발 등 감염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사업을 모색하기도 했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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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후 첫 총회…신속한 감염병 공동대응 필요성 공감
미량영양소 보급 강화·불량 의약품 대응·원주민 건강향상 등 결의안 채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 대표단을 모아놓고 글로벌 보건 현안을 논의하는 제76차 세계보건총회(WHA)가 30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생명을 구하고 모두를 위한 건강을 추구하자'는 주제를 내걸고 지난 21일부터 스위스 유엔 제네바 사무소 등지에서 열흘간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는 WHO 194개 회원국이 보건 분야 공통 관심사들을 회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해법을 모색했다.
핵심 의제는 감염병의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지를 규정하는 내용의 국제보건규약(IHR) 개정 문제였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에 대한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이 이달 초 3년 4개월 만에 해제된 이후 처음 열린 회의다.
그만큼 IHR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컸다.
대유행 초반에 코로나19 대응이 늦어져 전 세계적 보건 위기를 키웠고, 각국의 백신 접근성 격차 등으로 방역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는 등 반면교사로 삼을 사안이 많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WHO 회원국들은 이날 총회에서 IHR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작년부터 회원국들이 정부 간 협상기구(INB)를 이 규약의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벌여온 내용들이 보고서에 담겼다.
회원국들이 내년까지 강제력 있는 IHR 개정안을 만들기로 노력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기재됐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초안 작성을 위한 추가 회의를 2차례 열고, 제77차 WHA를 앞둔 내년 1분기에는 4차례의 추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IHR은 감염병 위험이 생겼을 때 각국의 발 빠른 협조를 끌어낼 수 있도록 WHO에 더욱 강력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발병 우려에 대비한 예방적 실험·탐지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와 백신 및 관련 의약품, 질병 정보 등에 각국이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방안, 긴급 의약품의 신속한 허가를 지원할 방안,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는 절차나 방법 등도 IHR 개정을 둘러싼 논의 사항으로 꼽힌다.
이번 총회에서는 의료 역량과 자원을 더 많이 가진 국가들이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고 대응하는 데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IHR 초안에 반영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신·치료제의 지적재산권 문제나 배분 원칙 등을 포함해 각국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후속 회의를 집중적으로 이어가자는 게 WHO 회원국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보건 의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결의안들이 이번 총회에서 채택됐다. 비타민과 미네랄, 아연 등 미량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식품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지원 체계를 만들자는 결의안이 총회에서 승인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유해 성분이 든 기침 시럽 약품을 먹고 어린이 수백명이 사망한 사례처럼 성분 표준에 못 미치거나 성분 위조가 있는 의약품 유통을 막고 적절한 시장 감독을 할 수 있도록 WHO가 독립적인 검토를 수행하도록 하자는 결의안도 총회를 통과했다.
아울러 의료시설에 잘 접근하지 못하고 영양 및 질병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원주민들의 건강 향상을 위한 각국의 정책적 노력을 지원하는 결의안과 매년 세계에서 23만여명의 사망자를 내는 익사를 막기 위한 글로벌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결의안 등도 채택됐다.
WHO 회원국들의 기여금을 20% 인상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24∼2025년 예산 계획도 승인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이끄는 우리 정부 대표단도 국제 공중보건 위기 대응, 바이오 인력 양성, 정책 협력 등 다양한 의제를 두고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호주와 영국, 중국 대표 등과 양자 면담을 잇따라 진행하면서 병원체 진단이나 백신 개발 등 감염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사업을 모색하기도 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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