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을 막기 위해 영국이 도입하려는 이민법안에 대해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우려를 표명했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제난민법과 국제인권법의 관점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특정 경로를 통해 영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것을 원천 금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이런 우려를 영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입국한 이주민이 망명이나 난민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신청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불법 이주민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들어오는 일이 끊이지 않자 난민·망명 신청 절차 등 이들이 영국에 체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사실상 없애 무분별한 이주민 유입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이미 법안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에서도 처리되면 제도로 자리 잡는다.
영국은 지난해 르완다와 협정을 맺고 자국에 들어온 난민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내 망명 심사를 받게 하는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르완다에서 받는 심사를 통과해 난민 지위를 얻으면 르완다에 약 5년간 머물며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다른 이민 절차를 밟거나 추방될 수 있다. 영국은 이 협정의 대가로 르완다에 1억2천만파운드(약 1천906억원)를 지불했다.
유엔은 이 협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 협정이 목숨을 걸고 영불해협을 건너온 이주민들을 영국에서 6천400㎞ 이상 떨어진 르완다로 보낸다는 점에서 난민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이 금지한 강제송환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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