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핀란드 대사 초치해 양국내 일부 외교공관 폐쇄 통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친서방으로 돌아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한 핀란드에 대해 외교관계를 축소하면서 보복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30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핀란드 대사 안티 헬란테레를 초치해 오는 7월 1일부터 핀란드 남동부 라페란타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출장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또 같은 날부터 러시아 북서부 도시 페트로자보츠크와 무르만스크 등 2곳에 있는 핀란드 총영사관 출장소 운영 승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핀란드 내 러시아 외교공관과 러시아 내 핀란드 외교공관 일부를 폐쇄해 외교관계를 축소하겠다는 통보다.
러시아 외무부는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언론보도문을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헬란테레 대사에게 관련 내용을 담은 외교문서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같은 결정은 핀란드가 러시아에 대해 취하고 있는 대결노선 때문에 내려졌다"면서 "이러한 노선은 러-핀란드 관계 전반에 심각한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핀란드가 양국 간 정치 대화를 중단하고, 다방면에 걸친 경제·통상 협력을 무너뜨렸으며, 양국 도시와 지역간 자매 관계를 단절하는 한편 항공·철도 운송도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또 핀란드에서 주기적으로 러시아 외교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적 행동이 취해지고, 현지 러시아 외교공관들과 기업들의 정상적 활동도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핀란드 정부가 지난해 9월 러시아인들이 유럽국가간 자유 통행을 보장한 솅겐 조약에 의한 관광비자로 핀란드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한 사실도 꼽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핀란드가 전통적인 비동맹 정책을 포기하고 반러 노선을 숨기지 않는 나토에 가입했다"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외교 관계 축소 조치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고 지난달 4일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유럽의 안보를 증진하는 것이 아니고, 러시아에 위협을 제기한다"며 러시아는 안보 불균형을 재조정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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