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 심장부 넘나드는 드론…재고 확보 혈안

입력 2023-05-31 16:03  

우크라-러 심장부 넘나드는 드론…재고 확보 혈안
"이번 전쟁은 드론 전쟁"…우크라는 제조업체에 세금혜택 추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15개월을 넘긴 상황에서 양국이 드론(무인항공기) 생산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28∼2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퍼부은 데 이어 30일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드론 공격으로 아파트 등 건물이 손상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공격의 배후가 우크라이나가 공격 배후라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양국 심장부까지 날아다니는 드론은 전쟁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29일 자국의 드론 생산업체들에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법안들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야로슬라프 젤레즈냐크 의원은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이 법안들이 드론의 생산 및 수리를 위한 장비와 부품 수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시행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80여개의 드론 제조업체들과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수많은 드론이 필요하다며 그 중 상당수는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산업에서 공급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예컨대 우크라이나의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로드론'은 과거 농업용 드론을 생산했지만 전쟁이 터지자 무인기를 군에 공급하고 있다.
에어로드론이 제작하는 무인기는 최대 탑재량이 300㎏이고 환경 설정에 따라 수천㎞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비용이 적게 드는 드론을 러시아와의 군비 격차를 좁히는 수단으로 본다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러시아도 드론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의 무기제조업체 칼라시니코프는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전투 경험을 토대로 AK-12 소총 개량형을 선보이면서 군용 무인기 사업부를 설립하고 개발 및 생산 역량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자국의 연간 드론 생산량을 2026년까지 1만8천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드론에서 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현재 러시아의 연간 드론 시장 규모가 약 3만2천대이고 이 가운데 2만대가량이 수입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산 드론 '샤헤드'를 많이 투입하는 등 공습에 드론을 적극적으로 동원해왔다.
러시아가 키이우를 잇따라 공습한 것은 대반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소진시키려는 의도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론 전쟁'으로 불려왔다"며 "이 전쟁에서 드론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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