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순방 첫 방문지…北발사체와 맞물려 '주목'
美국방부 "한일, 北 핵·미사일 위협 대응해 어느 때보다 깊은 협력"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의 첫 기착지로서 일본을 방문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일본 도착 사실을 알리며 "나는 미·일 동맹 강화의 역사적인 진전을 강조하고자 여기에 왔다"며 "우리는 더 굳건하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 성과를 내고 있고,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일본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 및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고 주일 미군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6월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를 위한 오스틴 장관의 싱가포르 방문 이후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 억제를 위한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해왔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 및 동반자관계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한 노력을 소개하면서 한일 간 군사협력 강화를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3국 간 탄도미사일 방어와 대잠훈련, 상호운용성 강화, 정보공유 확대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협력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방일은 시점적으로 이날 오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하고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현에 긴급 대피 명령을 내린지 얼마 안 돼 이뤄져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목을 끌었다.
오전 6시30분께 긴급 대피령이 발령된 지 4시간여 만에 항공기 추적 서비스에 일명 '최후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라고 불리는 미 국방부 E-4B 나이트워치의 항적이 일본 영공에 표시됐기 때문이다.
보잉 747-200B 제트기를 군용으로 개조한 이 항공기는 미국 본토가 핵 공격을 받았을 때도 공중에서 핵전쟁을 지휘하는 통제본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이런 별칭을 얻었다.
오스틴 장관은 일본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내달 2∼4일 영국의 민간 안보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하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를 찾을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 오스틴 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간 회동 가능성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 국방부가 중국 측에 싱가포르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중국이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대화는 원칙 없이 할 수 없고, 소통은 최저선(한계) 설정 없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라지나트 싱 국방장관 등을 만나고, 프랑스에서 노르망디 상륙 7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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