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에 필요한 물질 발견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토성의 위성에서 사상 최대 크기의 수증기 기둥이 분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나사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서 6천 마일(약 1만㎞) 길이의 수증기 기둥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분출한 수증기 기둥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도달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엔켈라두스 지름(약 500㎞)보다도 20배 길다.
나사는 "이 수증기가 초당 약 79갤런(약 299ℓ) 뿜어져 나왔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면서 "이 속도면 올림픽에 사용되는 규모의 수영장을 단 몇 시간 만에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일반 호스로 올림픽 수영장을 채우려면 2주 이상이 걸린다.
토성에서 6번째로 큰 위성 엔켈라두스에서 수증기 기둥이 분출하는 모습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05년 나사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도 엔켈라두스 지표면에 난 균열 사이로 수증기 등이 분출하며 기둥을 형성하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이는 엔켈라두스 얼음층 밑에 지하 바다가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엔켈라두스가 목성 유로파와 더불어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 바다가 있어서다.
학계는 이 바다의 열수분출공을 중심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과학 저널 네이처는 설명했다.
다만 엔켈라두스에서 이 정도로 거대한 수증기 기둥이 목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관측을 주도한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SFC)의 제로니모 비야누에바는 "데이터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내가 잘못 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 위성(엔켈라두스) 크기의 20배가 넘는 물기둥을 발견한 건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물기둥에 생명의 재료가 되는 유기 화합물이 들어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카시니호도 엔켈라두스를 관측하면서 메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유기화합물을 발견한 바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엔켈라두스 관측을 이어가며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유기 화합물, 과산화수소 등을 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네이처는 전했다.
연구진은 "JWST가 미래의 임무를 준비하면서 엔켈라두스 탐사의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관측 결과는 곧 네이처 천문학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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